(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 북섬 북부 지역에 17일 5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져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동행복권파워볼

북섬 황가레이 지역에 이날 강한 바람과 함께 220mm의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유실되거나 산사태로 교통이 차단되고 상가와 주택들이 침수피해를 보았다고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매체가 18일 전했다.

북섬 북부지역에는 밤새 비가 내렸으며 일부 지역은 24시간 동안 최고 272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소방대원들은 밤새 들어오는 긴급구조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뉴질랜드 기상청의 앨윈 베이커 기상 분석관은 두 개의 저기압이 특이한 상호작용으로 강한 폭풍우가 만들어졌다며 황가레이 지역에 내린 220mm 폭우는 “500년 만에 한 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18일 오전에도 시간당 40~60mm의 비가 내릴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북섬 북부뿐 아니라 북동부 기즈번 지역에도 많은 비가 쏟아져 일부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황가레이 지역의 주유소 [1뉴스 사이트 캡처]
황가레이 지역의 주유소 [1뉴스 사이트 캡처]

한류 인기에 현지화 전략·마케팅 차별화로
베트남 입맛 사로잡은 ‘K푸드’

베트남 호찌민에서 판매 중인 죠스푸드의 분식. 우아한형제들 제공
베트남 호찌민에서 판매 중인 죠스푸드의 분식. 우아한형제들 제공

‘떡볶이, 만두, 삼각김밥.’

요즘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대표적인 한국 음식들이다. 한국 토종 식품 브랜드와 유통 업체가 베트남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인기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놓치지 않고 치밀한 현지화와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결과물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파워볼엔트리


B급 마케팅+배달, 베트남서도 먹히네

‘죠스떡볶이’로 유명한 분식 프랜차이즈 죠스푸드는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보통은 상권분석을 통한 입지 선정부터 식자재 수급, 현지인 고용과 교육까지 신경 쓸 부분이 한둘이 아니지만 죠스푸드는 공유경제 모델을 택했다. 이미 베트남에 진출해 있던 배달의민족이 운영 중인 공유주방 공간만 빌려 요리를 하고 판매는 배달의민족 앱으로 배달 주문만 받는 방식을 택한 것. 요즘 하루 배달 주문 건수만 최대 300건일 정도로 반응이 좋다. 플랫폼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이 협력해 초기 비용을 줄이고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오토바이 문화가 발달한 베트남에서 배달 서비스가 통할 것이란 계산은 누구나 가능하다. 문제는 배달 앱 자체가 알려져야 떡볶이 주문도 들어온다는 점이다. 배달의민족은 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던 특유의 ‘B급 감성’ 마케팅을 베트남에서도 펼쳤다. 신선하고 독특한 자극을 원하는 트렌드는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된다는 판단에서다.

배달의민족이 베트남에서 출시한 에코백에 '세뼘짜리 가방'이라고 써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이 베트남에서 출시한 에코백에 ‘세뼘짜리 가방’이라고 써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은 베트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래동화 속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가방의 이름 ‘세뼘짜리 가방’을 문구로 새긴 에코백을 출시해 주목받기 시작했고, 우리와 비슷하게 세뱃돈 문화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 마”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세뱃돈을 받지” 같은 문구가 적힌 세뱃돈 봉투도 팔았다. 이 봉투는 하루 1,000장 넘게 팔리며 화제가 됐다. 음식을 운반하는 배달의민족 라이더 가방에는 “뜨겁습니다! 지나갈게요!”, 우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음식을 지키겠다” 등의 문구를 새겨 호응을 얻었다.파워볼

오리온의 성공도 철저한 현지 문화 분석 덕분이다.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매년 음력 1일과 15일 베트남 가정에 있는 이른바 ‘제단’에 올라간다. 가정마다 신전을 두고 귀한 먹거리를 진열하는 문화가 있는데, 초코파이 포장지 색인 빨간 색이 베트남에선 ‘행복’을 뜻하기 때문. 지난해 오리온은 베트남 대학입시일에 초코파이 20만개를 나눠주면서 수능 합격 기원 선물로도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위 왼쪽)과 입고 다니는 우비(위 오른쪽). 가방과 우비에 "뜨겁습니다! 지나갈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음식을 지키겠다!" 등 재밌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아래는 배달의민족이 새해 명절에 판매한 세뱃돈 봉투로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세뱃돈을 받지" 등 문구가 적혀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베트남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위 왼쪽)과 입고 다니는 우비(위 오른쪽). 가방과 우비에 “뜨겁습니다! 지나갈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음식을 지키겠다!” 등 재밌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아래는 배달의민족이 새해 명절에 판매한 세뱃돈 봉투로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세뱃돈을 받지” 등 문구가 적혀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가서 사진찍자!” ‘핫플레이스’ 된 한국 편의점

국내 편의점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GS25는 지난 6월 23일~7월 6일 베트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5% 올랐다.

베트남 GS25를 방문해 인증 사진을 찍으면 경품으로 지급되는 한국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포스터. GS25 제공
베트남 GS25를 방문해 인증 사진을 찍으면 경품으로 지급되는 한국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포스터. GS25 제공

비결은 ‘드라마’에 있다. GS25가 제작 지원을 맡아 한국에서도 방영 중인 ‘편의점 샛별이’를 베트남 사람들도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플랫폼 아이치이를 통해 시청하고 있는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점장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배경이 된 GS25 방문객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방문 인증 사진을 남기려 북새통을 이루자 GS25는 아예 매장 입구에 편의점 샛별이 기념 촬영 부스를 차려뒀다.

베트남 GS25에서 현지 방문 고객들이 '편의점 샛별이' 기념 촬영 부스에서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GS25 제공
베트남 GS25에서 현지 방문 고객들이 ‘편의점 샛별이’ 기념 촬영 부스에서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GS25 제공

기업들은 전통성이 강한 음식보다는 외국인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음식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을 사로잡은 대표적 한국 음식 만두는 2017년 1월 전체 딤섬시장 점유율이 3% 수준이었지만 2018년 말 40%대까지 확대됐다. 대표주자인 ‘비비고만두’를 판매 중인 CJ제일제당의 최근 3년 동안 베트남 매출 연평균 성장세는 30%에 달한다. 전 세계 어느 곳이나 내용물을 싸서 먹는 형식의 음식이 존재해 한국식 만두에 대한 이질감이 적고 맛 역시 탁월하다는 게 CJ제일제당 측의 설명이다.네임드파워볼

식품계열 대기업 관계자는 “드라마에 꼭 먹는 장면이 포함돼 있어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때문에 베트남 진출 초기에는 한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최근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에 고추장 양념 돼지고기가 드라마 전개상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적이 있는데 그때 고추장 판매량이 급증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처럼 ‘한국 음식은 너무 맵다’와 같은 편견 없이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추세라 우리 기업들의 맛 경쟁력에 플랫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하는 전략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앞세운 ‘정면 돌파전’ 이행하는 북한
‘고립적’ 기술 개발에서 선진 기술 유입으로 방향 선회

[편집자주][시선의 확장]은 흔히 ‘북한 업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북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간 주목받지 못한 북한의 과학, 건축, 산업 디자인 관련 흥미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 회장© 뉴스1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 회장© 뉴스1

(서울=뉴스1)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 회장/KISTI 책임연구원 = 북한의 현재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경제 문제이다. 매우 촘촘한 국제적 대북 제재를 겪는 상황과 엎친데 덮친 격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사태를 맞아 국경을 폐쇄한 북한은 발전 전략 보다는 생존 유지나 위기 극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2016년부터 추진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도 올해 마무리하지 못하고, ‘정면 돌파전’을 내세우고 있으면서 그 방편으로 모든 부분에서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계속 펼치고 있다.

북한은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높이는 것을 ‘사활적 문제’라고 스스로 얘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북한이 가진 자원과 기술로 세계적 패권을 쥘 수 있는 기술분야를 개척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을 북한의 중요한 기술개발 목표로 삼고 있다. 내부적으로 자력갱생을 위해 ‘원료와 연료, 설비의 국산화’는 북한의 중요한 모토이며, “다른 길이 없다”라고 표현할 정도이다.

원유 수입이 자유롭지 못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진작부터 석유화학 의존성을 낮추고자 했다. 그래서 북한의 공업은 석탄화학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석탄화학의 추진에 따른 다양한 문제는 북한 과학기술계의 큰 숙제가 되고 있다.

특히 씨원(C1)화학, 즉 탄소 수가 하나인 물질인 일산화탄소, 메탄, 메탄올, 탄산가스, 포름알데히드 등의 화합물을 출발원료로 하여 탄소 수가 둘 이상 되는 유기화학제품들을 석유화학이 아닌 방법으로 만들고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것은 북한에 석탄이 거의 무제한적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풍부하므로 석유를 대체하는 것이다. 이것을 북한에서는 ‘탄소하나화학공업 창설’이라고 한다.

탄소하나화학은 북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석유 고갈과 고유가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세계 여러 국가에서 개발을 했고, 한국에서도 탄소자원화 연구를 하고 있으며, 석탄가스화 설비를 대규모 투자로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동을 하지 않는 데 그 이유는 상업성, 경제성 때문이다. 북한의 상황은 다르다. 북한은 생존과 체제 유지 목적으로 탄소하나화학공업을 하므로 낮은 상업성은 괘념치 않을 상황인지라 계속 해나갈 것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탄소하나화학공업 창설을 다그치면서 함께 강조한 것이 ‘회망초’이다. 회망초를 출발원료로 하는 탄산소다 생산공정을 개건해야 한다고 했다. 회망초는 남한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세계적으로도 희귀광물이다. 회망초를 가공해서 황산, 석고, 탄산소다 등을 만들 수 있어서 화학 소재나 건축자재 등으로 쓸 수 있다.

회망초를 내세우는 것은 북한 서북부 지역에 무진장한 매장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자립성과 주체성을 언급하는 데 회망초는 최적의 방안으로 내세울 만하다. 하지만 회망초 자체가 생소한 자원이므로 가공 방법 등에 대한 연구 성과가 남한을 포함하여 세계적으로도 별로 없다는 점은 북한에게도 애로 사항이다. 이제 그들의 자력갱생적 연구로 산업화까지 가야하는 것이 큰 숙제인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너무 기뻐 잠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을 정도였던 북한의 소금 생산 방법으로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 생산방법이 있다. 북한은 식량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면서 소금 생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에선 식용으로도 부족해서 금쪽 같이 여기기도 하지만 탄산나트륨 등 화학제품의 원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많은 생산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초염수는 바닷물보다 염분 농도가 몇 배나 높은 소금 생산원료인 지하수로, 보통 지하 수십 미터 아래에 있다고 한다. 이 염분 농축액을 활용한 제염 방법이므로 적은 면적의 염전에서 소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서, 생산성이 높은 이 지하초염수에 의한 소금 생산은 북한에 충분히 환영받을 만한 것이다.

북한에는 세계의 10대 흑연광산 가운데 3곳이 있다고 할 정도로 흑연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흑연을 이용하여 북한이 개발한 천연 흑연 브러쉬(솔)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모터용 전기 브러쉬로 국제규격을 받을 정도이고 물성 면에서도 기존 인조 흑연 제품 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도 북한은 흑연공업의 주체화라고 하면서 강조하고 있다. 북한 내수용으로 발전소 등에 적용 사례를 밝히고 있어서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도 기대할 수 있을 거 같다.

이 같은 지하 자원 활용 외에도 한의학(고려의학) 영역에서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충실히 해온 편이다. 조선 3대 의서인 향약집성방 등을 우리말 번역과 함께 고려의학전자사전도 만들어 우리 전통의학을 보다 널리 보급하고 그 활용도를 넓혀나가는 연구개발도 해왔다. ‘고려의술’이라는 검색시스템도 개발하는 등 서양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북한의 상황에서 대체의학과 함께 그 영역을 독자적으로 확보해온 것이다.

북한에는 철강을 생산하는 통상의 코크스(coke, 북한에서는 ‘콕스’라고 한다)를 이용한 제철법과는 다른 북한식(북한에서는 ‘우리식’이라고 표현) 주체철 생산 방법이 있다.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코크스 대신 무연탄을 사용하는 것이다. 북한은 금속공업 자립적 토대를 다질 수 있는 계기로 보며, 최근 김책제철연합기업소가 주체철 생산 공정을 완공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금속공업의 주체화는 북한의 오랜 열망이지만 이 주체철 공법 또한 주체섬유, 주체비료 등과 함께 자체 기술적 문제와 함께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기술 개발의 숙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주체를 내세운 북한의 과학기술은 고립적 면모를 보여 왔지만 해외 선진 기술의 유입을 통한 주체기술의 완성 쪽으로 북한은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발은 조국 땅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선전 구호로 국제화의 필요성도 인식하고 있고, 지식경제와 디지털 경제(북한식으로는 ‘수자경제’)를 내세우면서 기술 첨단화를 지향하고 있다.

제재 국면의 극복이라는 당면 과제로 인해 북한이 보유한 자원을 활용한 특유의 기술의 개발도 북한에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국제적 교류와 협력이라는 틀에서 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한계를 맞게 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북한 과학자들의 과학기술 국제학술지에 투고된 논문들이 대폭 늘어났음은 국제 수준으로의 변화와 기술의 개방화를 지향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국산엔진+독일 변속기’ 기형적 파워팩→완전 국산화 추진
국산 변속기 국방규격 사실상 완화..’업체 특혜’ 의혹도

불 뿜는 K2 전차 [국방과학연구소 홈피 캡처]
불 뿜는 K2 전차 [국방과학연구소 홈피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K2 전차에 장착된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 냉각장치를 합쳐 부르는 용어다. 대당 100억원이 넘는 전차를 구동하고 속도, 방향을 조절하는 핵심 장치를 말한다.

50t이 넘는 쇳덩어리인 K2 전차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도 파워팩의 기능 때문이다. 그래서 파워팩은 ‘전차의 심장’으로 통한다.

정부는 ‘국산 명품’ K2 전차에 국산 파워팩을 장착해 온전히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다. 이런 의지로 최근 국산 변속기 내구도 시험평가를 위한 국방규격까지 개정했다.

일각에서는 국방규격을 완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런 비판적인 시각을 이겨내고 국산 변속기가 시험 평가를 통과해 K2 전차에 장착될지 관심을 끈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산 파워팩…2차 양산분에 ‘국산엔진+독일변속기’

18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2 전차 국산 파워팩의 변속기 개발사업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485억원이 투입되어 S&T중공업이 맡았다. 2014년 10월 K2 전차의 국산 파워팩이 개발됐다.

K2 전차 1차 양산분은 국산 파워팩 개발 전에 추진돼 온전히 독일산 파워팩을 장착해 2014∼2015년 전력화했다. 이후 방사청과 제작사 현대로템은 2014년 말 K2 전차 2차 양산계약(106대)을 체결하면서 국산 엔진과 국산 변속기를 장착한 제품을 만들어 군에 납품하기로 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K2전차 2차 양산을 시작했는데도 파워팩에 장착할 국산 변속기가 내구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산 엔진은 정상적으로 개발됐다.

방사청은 “2차 양산사업에 국산 파워팩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최초 생산품 검사에서 국산 엔진은 국방규격을 충족했다”면서 “그러나 국산 변속기는 국방규격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방사청은 2018년 2월 제109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국산 엔진과 독일산 변속기를 조합한 기형적인 ‘혼합 파워팩’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국산 명품무기의 하나로 꼽힌 K2 전차에 외국산 변속기가 들어가는 이상한 조합의 심장을 갖게 된 것이다.

국산 엔진과 독일산 변속기를 조합한 혼합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는 작년 3천200㎞ 주행시험과 영하 32℃의 저온시동 시험을 통과했다. 그래서 작년 6월부터 K-2 전차 2차 양산품 106대가 순차적으로 양산되어 야전에 배치되고 있다.

1·2차 양산 물량은 총 200여대에 이른다. 앞으로 계획된 3차 양산 물량은 50대 안팎이다. 1·2·3차까지 총 250여대가 생산된다. 3차 이후 사업은 확정되지 않았다.

대전 상공에서 평양을 때리는 원거리 정밀유도무기가 배치되는 시기에 250대가 넘는 전차를 지상에 배치하는 것이 전술적으로 옳은지에 대한 비판도 있으나, 군은 3차 양산사업도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차 대량 양산 및 전력화 계획은 아무리 원거리 정밀유도무기 등이 나와도 결국 전투는 지상전으로 종결될 것이란 논리에 다른 것이다. 전차를 앞세우고 그 뒤를 병력이 따라가면서 소탕한다는 것으로, 산불 진화 헬기가 공중에서 물 폭탄을 투하하고 나면 소방대원이 잔불을 정리하는 식으로 이해된다.

S&T중공업 개발 변속기 [S&T 중공업 홈피 캡처]
S&T중공업 개발 변속기 [S&T 중공업 홈피 캡처]

애초 K2 전차에 적용되는 파워팩을 시험 평가할 때 독일 제품에 비해 국산 제품이 불리한 조건에서 평가를 받았다는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독일 파워팩은 새 제품으로 운용시험평가(OT)와 개발시험평가(DT)를 받았지만, 국산 파워팩은 운용시험 평가는 3천326㎞, 개발시험 평가는 9천643㎞ 이상 운행한 시제품으로 평가를 받아서다.

독일 파워팩은 2007∼2008년에 실시된 시험평가 결과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국산 파워팩은 2009년 2월부터 시작된 시험평가에서 총 124건(보완필요 42건)의 결함이 발생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지 못했다.

당시 군은 기동분야 부품을 전면 교체해 시험평가에 투입했다고 했지만, 독일 파워팩은 새 전차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욱이 K2 전차의 내구연한이 9천600㎞인 점을 고려할 때 개발시험 평가에는 수명 주기가 도래한 전차가 투입된 셈이다.

여기에다 시험평가 기준이 국산 파워팩에 더 엄격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국산 파워팩에 적용된 ‘8시간·100㎞ 연속주행’ 평가가 독일 파워팩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산 파워팩은 8시간 연속주행 과정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K2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K2전차 심장인 파워팩의 국산화가 늦어지면서 곤경에 처했다. 독일 파워팩을 장착해 생산한 1차 양산분과 달리 2차 양산분 106대에 장착하기로 한 국산 파워팩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양산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창원공장의 K2전차 조립라인 직원들이 다른 작업장으로 일부 분산 배치되거나 일부 공정을 건너뛴 채 작업을 하는 등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변속기 개발 업체인 S&T중공업의 사정은 더 힘들었다. 변속기, 총포류를 생산하는 방산분야 인력이 휴직에 들어갈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

K2 전차 파워팩 구성품 하청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관련 업계가 방사청과 국회 등 전방위에 경영 악화를 호소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018년 국정감사에서 K2 전차 국산 변속기 내구도 시험 기준과 관련된 국방규격이 모호하기 때문에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2 전차 위용 [국방과학연구소 홈피 캡처]
K2 전차 위용 [국방과학연구소 홈피 캡처]

◇ 국산 변속기 시험통과 위한 국방규격 사실상 완화…일각서 특혜 의혹도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지난 13일 제6차 방위사업협의회를 열어 K2 전차에 장착할 국산 변속기 양산계획 수립과 내구도 검사 규격 개정 방안 등을 협의했다. 회의에서는 국산 변속기의 내구도 및 최초 생산품 검사 기준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관련 국방규격을 개정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15일 형상통제심의회를 통해 2차 양산 사업 당시 논란이 됐던 ‘모호한 국방규격’을 구체화했다.

기존 내구도 관련 국방규격은 “변속기는 변속기 동력계를 사용하여 부록 A에 규정된 동력계 내구도 부하주기에 따라 내구도 시험을 수행하였을 때 결함이 없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에 “결함은 변속기 기본기능(변속·조향·제동)을 상실하거나 심각한 성능 저하가 발생하여 더이상 시험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기존 국방규격에 명시된 결함이 포괄적이라면 이번에 새로 결함의 개념을 정립한 것이다. 기존 국방규격에는 내구도 결함의 정의가 없어 개발 업체와 방사청 간 이견이 있었다. 당시 내구도 시험 중 고장이 발생하자 업체는 중대한 결함이 아니며 일시적인 조치로 해결된다고 주장했지만, 군과 방사청은 결함으로 보고 국산 변속기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구도 결함은 ‘변속기 기본기능(변속·조향·제동)을 상실하거나 심각한 성능 저하가 발생해 더이상 시험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했다. 이에 해당하지 않은 고장에 대해서는 시험이 중단되지 않는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산 변속기 국방규격 개정은 K2전차 파워팩 완전 국산화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2 전차 2차 양산품 [현대로템 제공]
K2 전차 2차 양산품 [현대로템 제공]

일각에서는 이런 국방규격 개정이 사실상 완화된 것이라며 업체에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러나 방사청은 변속기 국방규격 내구도 기준(320시간)을 완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그간 변속기 내구도 시험 때 결함에 대한 정의가 없어 중대·경미한 결함 등으로 임의 구분했다”면서 “일부 하자 발생 때 처음부터 새로 시험을 하는 재시험을 할지, 연속해서 시험해야 하는지 이견이 있어 결함의 정의를 국방규격에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정된 국방규격에 따라 최초 생산품 검사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만약 검사 결과에 대해 기관별 이견이 발생해 판정이 어려울 경우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검토·판단하는 등 공정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2 전차 3차 양산계획도 검사 결과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보고해 승인을 받으면 재차 수립할 것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은 국산 변속기 품질 검사를 다시 진행한 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연내 3차 양산품의 국산 파워팩 장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추미애·서지현·임은정과 김제동 등에 ‘의견 밝혀라’ 주문 쏟아져
학계에서 입장 엇갈려..”국민 검증” vs “집단 괴롭힘”

서울대에 등장한 피해자 지지 대자보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대에 등장한 피해자 지지 대자보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왜 당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는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법조계 등의 유명 인사에 대해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과거에는 성범죄를 비롯해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왔으면서 박 전 시장 의혹에만 입을 다문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화살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여러 차례 성범죄에 대한 엄벌 의지를 밝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여성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던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서지현 검사,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에게 향했다.

언론 기사에 달린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성범죄도 진영 논리냐’, ‘정의 차원에서 비판해야 하지 않나’는 등의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야권 일각에서도 ‘정치적 공세를 위해 침묵하느냐’는 비판을 내놨다.

결국 서 검사는 이달 13일 “인권변호사로서 살아오신 고인과 개인적 인연이 가볍지 않아 견뎌내기 힘들었다. 슬픔을 헤아릴 겨를도 없이 메시지들이 쏟아졌다”며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는 말을 남기고 페이스북 계정을 닫았다.

임 부장검사도 이튿날 페이스북을 통해 “생업이 바쁘기도 하거니와 제 직과 제 말의 무게를 알고 얼마나 공격받을지는 경험으로 잘 알기에, 아는 만큼 최소한으로 말하려 한다”며 말을 아끼는 점을 양해해 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비판은 연예계로도 향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방송인 김제동과 유병재에 대해 ‘왜 조용히 있느냐’는 성토가 이어졌다.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 왔던 이들이 박 전 시장 의혹에 침묵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취지다.

서지현,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지현,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입장 표명 요구’를 두고 학계에서는 ‘공정성을 외치는 국민의 권리’라는 주장과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표현의 억압’이라는 견해가 엇갈린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18일 “사회적 관심이 있는 이슈에 대해 공인에게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국민의 권리”라며 “공인들은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자연스러운 국민의 검증에 임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특히 젠더 이슈에서는 일관된 태도나 입장이 중요하고 특정 인물이나 사안에 따라 입장이 바뀌어선 안 된다. 다만 국민들도 질문하는 과정에서 공인의 인격권을 배려할 필요가 있고 과도한 인신공격 등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서) 사회적 약자가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하는 분들은 침묵 자체가 가해에 대한 방조라고 평가한 것”이라며 “‘그들(법조계 인사 등)이 외쳐 온 사회적 정의가 결국 특정한 집단을 위한 것이었다면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입장 표명 요구가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유명인이 입장을 밝히는 행위가 더욱 큰 책임성을 지니게 되고, 말의 파장도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타인에게 입장을 밝히도록 요구하는 것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정파성이 내재된 ‘편가르기’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문화비평가인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물론 주요 공직을 맡은 이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으나 일반 검사나 연예인들까지 발언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박 전 시장 의혹은 젠더 이슈이지 정파적 문제가 아닌데도 ‘당신은 어느 편인가’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의견을 내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상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표현의 억압”이라고 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도 “각자의 이유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도 입장 표명이자 개인의 권리”라며 “생각을 묻는 것 자체는 할 수 있겠지만, 본인이 거부했는데도 입장 표명을 강요하는 것은 사상검열과 같은 ‘집단 괴롭힘’의 일종”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입장을 묻는 것 자체에 공격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같은 가치를 추구하던 인물’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스스로 밝히게 하면서 상대방이 곤란하게 느끼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지원단체, 서울시 비판(CG) [연합뉴스TV 제공]
피해자 지원단체, 서울시 비판(CG)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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