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징계 파문] 秋사의를 발판삼아 ‘나가라’ 압박했지만, 尹은 버티기
사퇴시키려면 文이 직접 나서야 하지만 정치적 부담 커
與일각 “공수처 출범하면 尹수사 본격적으로 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를 재가하자 여권(與圈)에선 윤 총장을 향해 “거취를 결단하라”며 사퇴를 요구하고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도 윤 총장 사퇴를 압박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윤 총장이 알아서 사퇴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총장은 17일 서울행정법원에 “징계가 부당하다”며 집행정지 신청 등을 내며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직접 윤 총장 거취 문제 수습에 나설 수 있지만, 이럴 경우 문 대통령의 법적·정치적 부담이 커진다.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대립 구도는 여권이 바라지 않는 상황이다. 윤 총장을 징계해놓고도 여권의 고민은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힙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힙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은 17일 윤 총장 사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친문(親文) 의원 등은 “이제 결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윤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징계 처분을 재가한 만큼, 불신임 의사를 나타낸 것이니 윤 총장이 알아서 물러나라는 것이다.파워볼사이트

여권이 윤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그가 직(職)을 유지하는 일 자체가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민주당 핵심부에선 일찌감치 ‘윤 총장 징계 후 추 장관 사퇴’를 통해 윤 총장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여권의 이런 구상은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이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 배제 조치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린 이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정면 대치하고 있어 두 사람을 모두 물리는 방안 외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판단이 많았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직무 배제할 때만 해도 ‘판사 사찰 문건’ 의혹으로 윤 총장을 감옥에 보낼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후 전개 과정을 보면 문제가 더 꼬였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말 문 대통령에게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순차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도 윤 총장 사퇴를 당장 관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 장관 거취부터 정리하자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여권의 이런 구상은 윤 총장이 징계 불복 소송에 나서면서 실현되기 어려워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 도중에 물을 마시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추미애 법무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검찰도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 도중에 물을 마시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추미애 법무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검찰도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뉴시스

여권 인사들은 윤 총장 사퇴를 이끌어낼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밝히거나 해임 조치를 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윤 총장도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총선 직후 문 대통령이 메신저를 통해 임기를 지키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맞섰다. 한 법조인은 “윤 총장의 이 말은 ‘대통령이 그만두라면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파워볼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전날 윤 총장 징계를 재가하면서도 그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윤 총장이 징계에 대한 행정소송을 낸 데 대해 “피고는 대통령이 아니라 법무장관”이라며 “청와대는 입장을 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현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강기정 전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대통령의) 징계 재가가 자진 사퇴 요구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이런 태도는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임기제 검찰총장을 찍어냈다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해임했다가 나중에 법원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위법·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릴 경우 퇴임 후 직권남용 등 형사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뒤로 빠진 가운데 여권 인사들이 윤 총장을 ‘검찰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주의자’로 몰아가는 여론전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치가 정국을 집어삼키면서 현 정권이 추진한 ‘검찰 개혁’ 의제가 실종된 측면이 있다”며 “결국 ‘개혁 대(對) 반개혁’ 구도로 윤 총장을 압박하는 게 현실적 방법”이라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연초 출범시켜 윤 총장 징계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윤 총장이 정권에 맞서 버티는 힘은 대선 지지도”라며 “윤 총장이 소송전에 나설 경우 대중의 피로감이 커지면서 지지도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대중목욕탕(사우나)에서 16명의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

코로나19 제주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제주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도는 제주시 중앙로에 있는 한라사우나에서 총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파워볼게임

도는 지난 16일 오후 확진 판정을 받은 A씨(제주 149번)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던 중 A씨가 한라사우나에서 매점을 운영한 것을 확인하고 사우나 방문 출입기록을 토대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진행했다.

도는 17일 하루동안 한라사우나 방문자 106명에 대한 진단 검사를 통해 A씨 외에 15명이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확진판정을 받기 전 9일부터 15일까지 한라사우나 매점운영을 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8일 새벽 도지사 집무실에서 한라사우나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에 따른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사우나 이용자 일제검사와 분야별 방역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제주 확진자 연일 최대 '비상' (CG) [연합뉴스TV 제공]
제주 확진자 연일 최대 ‘비상’ (CG) [연합뉴스TV 제공]

이날 오전 3시 기준 한라사우나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A씨를 포함해 총 16명이다.

제주지역에서는 17일 하루 동안 2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추가됐으며, 18일 0시 기준 총 누적 확진자는 181명으로 집계됐다.

도는 한라사우나 관련 16명의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역학조사와 가족 등 밀접접촉자에 대한 진단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해당 결과는 이날 오전 중 나올 전망이다.

도는 또 제주시내 대중목욕탕 87개소 중 58개소의 긴급 점검을 진행했고, 나머지 29개소에 대해 추가로 점검 진행할 예정이다

원희룡 지사는 “사우나인 경우 밀폐·밀접도가 높아 감염 우려가 큰 만큼 특단의 방역대책이 절실하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맞춤형 분야별 방역 강화조치를 신속히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또 “집단 감염의 연결고리가 지인들 간 식사 자리나 각종 모임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모임 자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등을 도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bjc@yna.co.kr이슈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개인, 상승 랠리에 ‘하락장 온다’ 곱버스 1조 베팅
곱버스 수익률 ‘처참’..10월말 대비 -35% 기록 중
“단순 증시 올랐다고 시장 과열 아냐..유의해야”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랠리를 지속하자 이른바 ‘곱버스’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랐으니 하락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맹목적인 투자에 나서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초부터 ‘KODEX 200선물인버스2X’ 8796억5600만원을 순매수했다. 해당 종목은 삼성전자 우선주(2조943억원)에 이어 상위 2위에 해당됐다. 또 개인들은 ‘KODEX 인버스’를 1817억원 사들이며 인버스 종목에 도합 약 1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러한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은 시장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수익을 낸다. 특히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주가 하락 시 두 배의 수익률을 내는 금융상품으로 일명 ‘곱버스라고 불린다. 하락에 확신이 있거나 포트폴리오 수익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헤지 용도로 쓰인다.

국내 증시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 랠리를 보이자 인버스 투자 손실이 급속도로 커졌다.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는 상승 랠리를 보였다. 지수는 지난 10월 말 대비 22.19% 상승한 상태다.

반대로 인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같은 기간 동안 -35.26% 손실률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손실률은 -53%에 달한다. KODEX 인버스 손실률도 지난달 초 이후 19.44%에 달했다. 연초 대비로 보면 -28.58%이다.

증시가 2200선에서 2700선까지 파죽지세를 보이자 개인들은 증시가 상당히 과열됐다고 보고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는 분산투자 등 포트폴리오 전략상 편입이라기보다 증시가 크게 상승했으니 하락할 것으로 보고 막연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단순히 증시가 가파른 상승 랠리 중이라고 해서 앞으로 조정을 받는 것이 아니므로 정확한 전망에 따른 투자를 권하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확한 펀더멘탈 판단을 수반한 투자는 각자의 투자 판단 영역이지만 투기 심리에 따른 투자의 경우 문제가 있다”며 “단순히 증시가 올랐으니 시장 과열이라고 보고 대응하게 되면 스탠더드 포지션보다 손실이 두 배로 가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ㆍ연합뉴스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ㆍ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문재인 대통령이 ‘머지않아’ 수리할 것이라고 청와대 안팎에선 본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연초가 유력하다. 문 대통령은 “특별히 감사하다”고 추 장관에게 사실상 고별 인사도 했다.

추 장관의 퇴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던 때와 묘하게 겹친다. 우선 ‘소임을 다했기에 떠난다’는 명분을 앞세웠고, 문 대통령의 정성스러운 치하를 받았다. 둘의 자진 사퇴를 당·청이 검찰 개혁 동력으로 활용한 점도 유사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존재가 정권을 흔드는 ‘마이너스의 손’이 된 뒤여서, 모두에게 박수 받는 퇴진은 아니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닮은꼴①: 확실한 퇴장 명분

조국 전 장관은 스스로를 “불쏘시개”라고 부르며 퇴장했다. 지난해 10월 14일 사퇴의 변에서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 검찰 개혁 제도화를 궤도에 올렸다”고 했다. 그는 검찰 개혁 주요 과제를 선별하고,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ㆍ개정 작업에 착수한 점 등을 자신의 성과로 꼽았다.

추 장관의 결실은 문 대통령이 대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16일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도 페이스북에서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며 자신의 싸움에 의미를 부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닮은꼴②: 대통령의 찬사

문 대통령은 ‘뜨거운 찬사’로 두 사람과 작별했다. 조 전 장관이 물러난 날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대한 뜨거운 의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를 치하했다. 추 장관을 향해서는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고 했다.

‘검찰 개혁엔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게 문 대통령 지론인 만큼, 난제를 맡아 그야말로 몸 던져 돌파한 두 사람에 대한 극진한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다만 찬사의 밀도는 다르다. 조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이 있다고 고백할 정도로 아끼는 최측근이다. 추 장관은 인연이나 깊이 쌓은 신뢰보다는 업무 추진력을 높이 사서 발탁했다.


닮은꼴③: 불가피한 퇴진

‘조국 대 윤석열’ ‘추미애 대 윤석열’ 갈등에 민심은 피로를 호소했고, 결국 정권은 상처를 입었다. 조 전 장관과 추 장관 논란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연달아 30%대로 내려앉았다. ‘검찰 개혁을 굳이 해야 하는가’라는 의구심이 커졌고, ‘더 부담이 되기 전에 정리해달라’는 여당의 요구가 청와대에 꽂혔다. 친문재인 세력의 환호만으로 정권을 굴러가게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과 추 장관 모두 사실상 ‘물러날 수밖에 없어서’ 물러났다는 얘기다. 조 전 장관은 추 장관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에 “추 장관의 선제적 결단, 가슴 아프다”라고 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래서, 秋 사표 수리는 언제?

17일 여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조만간 추 장관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어제 ‘수고했다’고 한 건 마지막 인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맡은 소임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특정한 과제나 임무를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다는 원론적인 발언에 가깝다는 말이 청와대에서 흘러나왔다.

추 장관이 지난해 1월 7일 취임한 만큼, 임기 1년을 채우게 청와대가 배려할 가능성이 크다. 예고된 2차 개각 때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과 추 장관이 보다 주목받으며 물러날 수 있도록 원포인트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친위 수사청 완성” 공수처법 비판
‘180석’ 거대 여당의 밀어붙이기 입법 독주 지적
“김종인 대국민사과,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아”
“대권이든 재보선이든 당 문호 여는 게 좋아”

[대담=김성곤 정치부장·정리=권오석 기자] “문재인 정권의 헌법 파괴가 완성되고 있는 과정이다. 신 독재국가 완성 단계의 정점을 찍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결국 야당의 추천 거부권(비토권)을 완전히 없애고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대통령 친위 수사청’을 완성했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내년 서울시장 보선 후보로 거론되는 나 전 원내대표를 지난 16일 만났다.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공수처법은 나 전 원내대표가 온몸으로 막아서려 했던 법안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 설치법안 등을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제출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이 벌어졌고, 나 전 원내대표를 포함한 일부 당사자들이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나 전 원내대표는 여당의 입법 독재에 대한 정당한 의정 활동이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여당이 일방 독주로 처리한 국정원법 개정안,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등 쟁점 법안들과 관련, “이 정권은 분열의 정치이자 늘 갈라치는 정치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은 필요 없다고 무시하고 가는 거다”고도 했다.

다음은 나 전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이 결정됐는데.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결국은 예정된 순서였는데, 여론이 나쁘니 징계 수위를 좀 내렸다고 본다. 공수처가 1월에 출범한다고 하니 2개월 정도 정직해도 될 거라 생각한 듯 하다. 윤 총장의 검찰이 정권 수사하는 걸 막아보겠다는 의도가 상당히 많지 않나. 갈등은 계속 될 것이다. 윤 총장이 법적 대응을 하겠단 걸 보면, 현 정권의 ‘법치주의 파괴’에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일단락된 게 아니라 진행형으로 바뀌었다.

-윤 총장이 공수처 ‘수사 1호’가 될까.

△꼭 윤 총장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검찰은 원전, 라임·옵티머스 등 정권 수사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이걸 다 가져갈 거다. 공수처는 권력과 관련 사건을 이관할 수 있다. 공수처가 정식 출범해서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검찰이 가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건지가 관건이다.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윤 총장 징계와 공수처 출범은 지난해 ‘패스트 트랙 정국’의 연장선인데.

△문재인 정권의 헌법 파괴가 완성되고 있는 과정이다. 지난해엔 이미, 문 정권이 이 정도로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할 거라는 걸 예견한 전초전이었고 그래서 더 치열했다. 위기의 정권을 잡고, 언론과 사법 권력을 장악하고, 선거법을 고쳐 장기 집권을 완성하는 시나리오다. 그중 사법 권력 장악을 완성하는 것 하나가 공수처다. 지난해 우리와 약속한 걸 완전히 뒤집었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대통령 하명 수사처가 아니라고 부인했는데, 결국 야당의 비토권을 완전히 없애고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대통령 친위 수사청’을 완성했다. 검찰을 견제하는 게 아니라 검찰권을 뺏어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수사는 하고, 가리고 싶은 건 가리겠다는 것이다. 신 독재국가 완성 단계의 정점을 찍었다. 민주당이 180석을 가지고 밀어붙인 법들을 보면 상식에 반하는 게 많다. 국정원법 개정안이나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은 ‘김여정 하명법이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5·18왜곡처벌법을 할 거면, 우리는 왜 6·25 북침설에 대해선 처벌법을 안 만드는지 모르겠다. 국민 표현에 재갈을 물리고 표현을 억압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밀어붙이기가 유독 심한데.

△권력이 가진 오만함을 보였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본다. 내년에 재보선이 있고 내후년에 대선이 있기에, 욕을 먹더라도 지금이 마지막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 정권은 분열의 정치이자 늘 갈라치는 정치다. 우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필요 없다고 무시하고 가는 거다. 민주당 모습을 보면 의회 기능을 완전 포기해버렸다.

-나라의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지나.

△국민이 느끼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생활 속으로 들어가면 부동산, 세금 문제에서 그렇다. 집을 살 자유를 빼앗기고 있다. 열심히 일해서 대출을 받아 내가 원하는 곳의 집을 사고 싶은데, 그곳에 집은 지어주지 않겠다 한다.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싶은데 대출받는 걸 원천 금지하면 어떡하나. 물론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건 찬성이다. 다만 열심히 노력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하는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정체 중인데

△국민이 우리에게 신뢰를 주기에는 아직 답답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는 듯하다. 국민이 걱정하는 것만큼 잘 담아서 표현과 투쟁을 못 하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당내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초선들 중심으로 투지가 보인다. 청와대 앞에 가서 시위를 한다든지, 윤희숙 의원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12시간 하면서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을 말한 건 잘한 거다. 우리 당에 희망의 싹이다.

-차기 대권 구도에서 국민의힘은 도토리 키재기 상황인데

△지지율을 보면 위기감은 있으나 아직 대선까지 시간이 남았다. 그 사이에 국민이 문 정권이 왜 잘못됐는지에 대해 더 많이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대권까지 할 일이 많다. 서울·부산시장 선거도 이겨야 하며 전당대회를 거쳐서 당의 모습을 바꾸고 대권 후보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의 단계단계가 매우 중요한 한 걸음이다. 보수 우파의 통합은 물론 헌법을 파괴하는 문 정권의 반대 세력과의 자연스러운 연대를 통해 그림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윤석열 총장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영입설이 나오는데.

△대권이든 서울·부산시장 선거든, 우리 당의 문호를 닫는 것보다는 여는 게 좋다. 지금 무엇보다 심각한 건 문 정권의 헌법 파괴다. 여기에 반하는 세력은 조금의 차이가 있어도 같이 해야 한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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